지난 글에서
created 날짜를 AI한테 안 물어봐도 되게 정리했다. 재설계 마지막
하위 프로젝트로 남은 게 하나 더 있었다 — “AI한테 어차피 안 믿을 값을
물어보는 지시문”을 마저 정리하는 작업이었는데, 후보가 세 개 적혀
있었다.
후보 하나는 생각보다 범위가 넓었다
첫 번째는 새 문서를 만들 때 “연도/분기 폴더 경로를 정확히 써라”는
지시였다. 코드를 확인해보니 이 지시는 애초에 무의미했다 — 파일을
실제로 저장하는 로직이 AI가 뭐라고 쓰든 파일명만 뽑아내고 폴더는
항상 시스템이 오늘 날짜 기준으로 재계산하고 있었다. created 때와
똑같은 패턴이라, 원래 계획 문서엔 이 지시문이 “새 문서 만들기(ingest)”
한 곳에만 있는 걸로 적혀 있었다.
근데 실제로 찾아보니 문서 병합/분할 때 새로 생기는 파일 경로를 지정하는 다른 프롬프트에도 똑같은 지시가 들어 있었다. 폴더 경로가 무의미한 건 마찬가지였는데, 원래 계획은 이 두 번째 자리는 아예 언급하지 않고 있었다. 계획을 쓸 때 코드 한 군데만 확인하고 “이거랑 비슷한 게 또 있나”까지는 안 물어봤던 게 이유였다.
후보 하나는 전제 자체가 틀려 있었다
두 번째는 “제목에 콜론이나 특수문자를 쓰지 말라”는 지시였다. 계획 문서는 이 지시가 필요 없다는 근거로 “콜론이든 뭐든 코드가 알아서 안전하게 처리한다”고 적어뒀다.
절반만 맞는 말이었다. 실제로 콜론/따옴표 처리 코드를 열어보니 그 부분은 맞았다 — 값에 콜론이 있으면 자동으로 큰따옴표로 감싸고 이스케이프해준다. 근데 계획 문서는 이 근거를 태그 정제 로직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었는데, 그쪽 코드를 직접 열어보니 대소문자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있었다. “일반 태그는 소문자로, 고유명사는 원래 표기로” 라는 규칙의 핵심 판단은 여전히 AI 혼자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부분은 이번 정리 대상에서 빼고 별도 백로그로 새로 등록했다.
세 번째 후보는 계획 문서에 “아직 안 함”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실제로는 바로 전 작업에서 이미 처리가 끝나 있었다 — 이건 이 시리즈에서도, 다른 글에서도 이미 몇 번 다룬 “문서가 코드를 못 따라간다”는 얘기라 여기선 확인만 하고 넘어갔다.
배운 점
계획 문서에 적힌 “이건 이미 처리된다”는 근거 문장 두 개를, 믿지 않고 코드로 직접 재확인했다. 하나는 적용 범위가 생각보다 넓었고, 하나는 근거 자체가 절반만 맞았다. 둘 다 계획을 쓸 시점엔 확인 안 하고 넘어간 지점이었다. 이번 재설계 내내 반복된 원칙이 “정리 작업” 같은 작은 스코프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 문서가 뭐라고 써놨든, 실제로 그런지는 코드를 열어봐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