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Code가 요즘 자주 눈에 띄었다. 2026년 3월 Hacker News에 올라온 소개 글이 1,200점 넘게 받았고, MIT 라이선스 오픈소스에 GitHub 스타가 21만 개를 넘는다(2026년 10월 기준). 특정 벤더에 묶이지 않고 원하는 모델을 골라 쓸 수 있다는 게 핵심 셀링포인트라, 실제로 설치해보기 전에 일단 정리부터 해봤다.
뭐 하는 도구인가 — Claude Code와 비교
Anomaly Innovations(SST 프레임워크 만든 팀)가 만든 터미널 기반 AI 코딩 에이전트다. TypeScript + Bun으로 짜여 있고, 클라이언트-서버 구조라 터미널·데스크톱 앱·IDE 확장이 전부 같은 엔진에 붙는다. 75개 이상 추론 제공자를 지원하고(OpenAI, Anthropic, Google, DeepSeek, Groq, OpenRouter, 로컬 Ollama까지), Plan/Build 모드 전환, AGENTS.md(Claude Code의 CLAUDE.md와 같은 역할), MCP 서버 지원이 있다.
Claude Code와 나란히 놓고 보면 방향이 명확히 갈린다. Claude Code는 Anthropic 모델만 쓰는 대신 에이전트 런타임의 완성도로 평가받고, OpenCode는 그 완성도 대신 락인 없는 자유를 판다.
실사용 비판도 있다 — 프롬프트 외부 전송 논란과 Grok 소문
마케팅 문구만 볼 게 아니라 실제 문제도 찾아봤다.
- v1.2.20에서는 로컬 모델만 설정해둬도, 세션 제목을 만들 때 프롬프트를 OpenCode가 운영하는 프록시(Zen)의
gpt-5-nano로 몰래 보내고 있었다. 한 사용자가 mitmproxy로 트래픽을 들여다보다 잡아낸 사례다. 제목 생성용 작은 모델이 없을 때 무료 모델로 넘어가던 동작이었고, v1.2.23에서 이 대체 동작을 없앴다. (같은 토론에서 “Grok으로 보낸다”는 주장도 돌았지만, 메인테이너가 부인했고 실측 기록과도 맞지 않는다.) - 터미널 UI인데 메모리를 몇 GB씩 먹는다는 이슈가 꾸준히 올라온다.
- 개발 속도가 너무 빨라서 버전 사이에 기능이 깨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빨리 고쳐진다는 장점이자, 자주 깨진다는 단점이다.
구독 세 개를 확인해봤는데 하나만 됐다 — ChatGPT·Claude·Gemini 구독
제일 궁금했던 건 이거였다. 이미 구독 중인 AI가 있으면 그걸 그대로 OpenCode에서 쓸 수 있을까, 아니면 API Key를 따로 사야 할까.
ChatGPT Plus/Pro는 공식으로 된다. /connect에서 OpenAI를 고르고 ChatGPT Plus/Pro로 로그인하면, 별도 과금 없이 그 구독으로 GPT 모델을 바로 쓴다. OpenCode 문서도 ChatGPT Plus를 설정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구독으로 꼽는다.
Claude Pro/Max는 다르다. 커뮤니티가 만든 플러그인으로 연결할 수는 있지만, OpenCode 공식 문서조차 “Anthropic explicitly prohibits this”(Anthropic이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한다)라고 적어 두었다. 정책 위반 소지가 있는 비공식 경로다.
Google AI Pro/Ultra는 한때 OAuth 플러그인으로 됐었는데, 2026년 6월 18일부터 Google이 Gemini CLI에서 개인용 요금제(Gemini Code Assist 개인용, Google AI Pro, Google AI Ultra) 요청을 아예 받지 않는다. 지금은 Gemini Code Assist 기업용(Standard/Enterprise) 구독만 남아 있고, 그것도 Google Cloud 프로젝트를 따로 지정해야 한다. 그 전부터 Google은 Gemini CLI의 OAuth를 서드파티 소프트웨어에서 쓰는 것을 정책 위반 사례로 직접 꼽아 두었다(2026년 3월 공지).
정리하면 세 구독 중 OpenAI만 안전하게 그대로 쓸 수 있고, 나머지 둘은 결국 API Key(종량제)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Honcho, Hermes와의 관계도 짚어봤다 — OpenCode에 MCP로 메모리 붙이기
지금 쓰고 있는 AI 메모리 서비스 Honcho(대화 기록을 쌓아 두고 필요할 때 꺼내 주는 서비스)는 어떻게 되나 확인해봤다. Honcho는 공식 MCP 서버를 제공하고 OpenCode는 임의의 MCP 서버를 붙일 수 있으니, 연결 자체는 된다. 다만 통합 깊이는 다르다. 지금 상주형 AI 에이전트 Hermes에서 쓰는 방식(대시보드에서 외부 메모리 제공자로 지정해서 자동으로 컨텍스트에 끼워주는 방식)과 달리, MCP로 붙이면 “LLM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호출하는 도구 하나”로 들어간다.
그리고 애초에 Hermes Agent와 OpenCode는 비교 대상이 아니었다. Hermes는 게이트웨이가 항상 떠 있고 대시보드로 관리하는 상주형 에이전트 플랫폼이고(메시징 게이트웨이, 예약 스킬, 멀티 프로필까지), OpenCode는 터미널을 열어야 움직이는 대화형 코딩 도구다. 상시 구동 여부 자체가 다르니 대체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은 안 바꾸기로 했다
리뷰하다 보니 결국 두 가지가 걸렸다.
하나는 메모리다. 나는 Honcho로 대화 내용을 계속 쌓고 있다. 시간이 지나서 뭘 했는지 가물가물해져도 찾으면 나온다. OpenCode로 갈아탄다고 이 축적된 맥락이 따라오는 게 아니라서, 모델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이 손실을 상쇄하지 못한다.
다른 하나는 리모트 컨트롤이다. 터미널에 붙어 있어야만 실행되는 도구라면, 결국 지금 쓰는 것과 똑같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제약이 그대로인 이상, 모델 선택권 하나 때문에 도구를 바꿀 이유가 없다.
결국 “여러 모델을 자유롭게 섞어 쓸 계획이 실제로 있는가”가 이 도구를 쓸지 말지를 가르는 유일한 기준이었다. 지금 나한테는 그 계획이 없다.